토트넘의 역전패
프리미어 리그 7라운드의 가장 큰 화제의 경기는 브라이튼과 토트넘전이였다. 손흥민 선수가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로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경기였다. 원정 경기의 불리함을 딛고 토트넘은 전반을 2:0으로 우위를 점유하며 마쳤다. 하지만 후반전에 들어서서 내리 3점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감독도 분노했고 팬들도 분노했다.
그러나 패배 원인에 대한 설명은 엇갈렸다. 앤지 감독은 선수들의 마땅히 보여줘야할 기본적인 자세를 망각했다며 자신이 부임한 이후 가장 실망스러운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팬들은 감독의 고집스러운 공격 축구와 전술적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과연 선수들의 문제였을까 아니면 감독 전술의 문제였을까.
균열은 이미 전반부터 발생
토트넘이 전반전을 압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반 25분부터 브라이튼에게 지속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고 있었다. 왼쪽 윙어인 미토마에게 패스가 전달되면 1:1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가 계속 되었다. 결국 후반전 브라이튼의 만회골, 동점골 모두 브라이튼의 왼쪽 공격이 기점이 되었다.
경기전에도 미토마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관건이였다. 왜냐면 지난 시즌에도 이미 미토마는 토트넘의 우측 풀백인 페드로 포로에 대해 1:1 우위를 여러차례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브라이튼은 후반전에 들어서서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기 보다, 좌측에서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활동량이 뛰어난 에콰도르 출신의 에스투피난으로 풀백을 교체하여 미토마와 함께 공조를 강화했다. 이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왜 앤지 감독은 선수들의 기본을 언급했나
토트넘은 분명 자신들의 우측 사이드가 1:1 싸움에서 취약점이 있다는 것을 감독도 알고, 선수들도 알고 있다. 개인의 기술적 열위를 팀의 전술로 준비했을 것이다. 가장 정상적인 방법은 공격진의 빠른 수비 복귀다. 브레넌 존슨은 포로와 함께 2:1 수비를 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자신의 마크맨인 풀백 만큼은 적극적으로 마킹을 했어야 하는데 이것이 부족했다.
이건 높은 수비라인이나 공격적인 축구 전술의 고집의 탓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아무리 전방압박을 하는 강력하게 하는 팀이라도 상대가 탈압박에 성공하면 반드시 공격진들이 빨리 수비 대형에 복귀해야 한다. 맨시티, 아스날, 뉴캐슬과 같은 팀들을 보면 얼마나 이런 원칙(discipline)이 엄격하게 운영되는지 매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 아스날의 레전드 티에리 앙리도 아스날의 수비가 견고한 이유를 최종 수비라인의 선수들이 뛰어나서 뿐만 아니라 사카나 마르티넬리와 같은 공격수들이 헌신적으로 수비에 복귀하기 때문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앤지 감독은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운가
주중 유로파 원정 경기를 치뤘고 우측이 지속적으로 상대의 공격 기점이 되고 있었다면 보다 명확한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 브랜든 존슨의 수비적인 역할을 강력하게 요청을 하거나(이미 했을 수도 있고) 또는 존슨의 체력 이슈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클루셉프스키를 윙어로 전환시키거나 사르와 같이 활동량이 많은 선수와 교체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브레넌 존슨을 제외하고선 우측에서 뛸 수 있는 핵심 자원들이(히샬리송, 오도베르) 부상으로 전략 이탈한 상태라 감독의 고충도 깊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결론
토트넘은 전방압박을 가장 강력하게 수행하는 팀이다. 이로 인해 공격수들의 수비 복귀가 종종 늦다. 상대를 완벽하게 틀어막기 위해서는 상대의 윙어를 2:1로 수비해야 한다. 아무리 양보를 하더라도 상대의 풀백이 공격의 기점이 될 경우, 윙어는 반드시 이 풀백의 공격적 기여를 축소해야만 한다. 이 점에 실패했기 때문에 토트넘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선수의 기술적, 체력적 리스크를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감독의 선수 교체 또는 전술적 보완이 늦었다는 점에서 값비싼 교훈을 얻은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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